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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정보로 들었던 것은 '좀비 + 진격의 거인 + 설국열차 + 스팀펑크'. 뭐냐 이거 별걸 다 섞어놨넼ㅋㅋ 라면서 보기 시작했는데, 세계관 배경이 일본 막부시대란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기에 1화를 보고 상당히 당황했다. 애초에 일본 시대극류의 배경과 내용은 그다지 좋아하는편이 아닌데다가, 저런 배경을 깔아놓고 '카바네에 감염된자는 자살!'이니 '우리는 사무라이다!'라는둥의 내용이 나오니 거부감이 더 커졌다.
근데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이 작품의 문제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수 있는데, 우선 '긴장감의 부재'이다. 하드코어한 내용이 충분히 나올수 있는 세계관이고 작품 분위기이기에 그런걸 기대하게 되고, 실제로 그런한 내용이 나오는 척은 하는데 죄다 빠져나갈 구멍들을 만들어놔서 쉽게 쉽게 그리고 뻔히 눈에 보이는대로 진행한다.
초반부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인 이코마가 갑철성에 타지 못하고 밖에서 싸우고 있는 상황, 아니 제목이 '갑철성'의 '카바네리'인데 여기서 열차 놓칠리가 없잖아? 라면서 시큰둥하게 보고 있으니 역시나- 였고. 열차 내 생존자들끼리의 반목도 뭐 카바네 튀어나오면 다시 단결하겠지- 라면서 시큰둥하게 보고 있으니 역시나- 였고. 작중 위기 상황이라고 나오는것들은 전부 이코마와 무메이가 다 처리를 하고 그에 따라서 갑철성 내에서 인정을 받게 되고 하는 전개가 몇번 반복되다 보니 위기 상황이 위기로 안느껴지고 그저 주인공 일행의 렙업 경험치로밖에 안보이게 되었다. 결국 요약하자면 주인공 일행이 딱히 '고생'한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는 점. 최근에 리제로를 너무 인상적으로(...) 봐버린 탓도 있긴 하겠다만.
...그리고 이것들을 깨달은게 고작 4화 시점이었다. 그 뒤로도 딱히 나아지는 점은 없었고, 등장인물들의 속내나 행동, 포지션 등을 너무 뻔하게 보여주거나, 위기 상황을 쉽게 쉽게 극복하는 등 헛웃음 나오는 전개가 가득했다. 오죽하면 내가 애니를 너무 많이 봐서 눈칫밥이 많이 쌓인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근데 다른 작품들은 보고 있어도 이정도까진 아니거든-_-;;
그리고 작품이 후반부에 접어드니깐 두번째 문제가 나온다. '이야기의 주제와 방향성의 실종'. 아니, 카바네 다 때려잡고 무메이 인간으로 되돌리겠다며. 근데 그게 왜 '비바 때려잡자!'로 변질되는거냐고... 완결까지 난 시점에서, 그래서 이 작품의 주요 내용이 뭐죠? 라고 물으면 답할게 없다.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기? 서로를 의심하게 되는 약육강식의 상황에서의 인간성? 자신을 버린 가족에 대한 복수? 특이능력자들간의 로맨스? 물론 이 모든걸 다 살려서 들어갔다면 명작이 되었겠지. 하지만 그 어느것도 제대로 다룬게 없다. 분명 해피엔딩이긴 하다만, 해피엔딩이란 인상 보다는 '2기때 뭔 내용을 내도 문제 없을 엔딩을 내 놓았군'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뭔가 이야기를 시작해서 매듭지었다는 인상이 없다-_-;; 1쿨이라는 내용이 너무 짧은건 사실이지만, 그렇다면 저 중 하나만 집중해서 강렬하게 보여주던가.. 이건 뭐 이도저도 아니고...
불만을 이것저것 적긴 했는데 못봐줄 망작이란 말은 아니고, 재밌는 이야기를 쓸수 있는 세계관과 소재를 가지고 그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상당히 크다고 할수 있겠다. 애초에 기대치를 한껏 낮췄으면 재밌게 봤을려나. 근데 초반부의 그 인상적인 작화 퀄리티를 보여줘놓고 기대를 하지 마란게 이상한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