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엔딩 봤다. 너무 오래 묵혀놨다... 플레이 타임은 26시간. 전혀 길지 않은 언제나의 포켓몬 플레이 타임이었고, 마음 먹고 했으면 2~3일만에 충분히 처리 가능한 정도이다. 때문에 플레이 경험이나 감상이 심하게 단절되고 휘발되긴 했는데, 초반 플레이 감상은 적어 놓은게 있고 뭐 거기서 크게 바뀌진 않았다.
일단 멤버 목록부터 적어보자.
마스카나 Lv.65 트릭플라워/감짝베기/유턴/치근거리기
저승갓숭 Lv.65 인파이트/분노의주먹/분함의발구르기/역린
찌리비크 Lv.63 방전/폭풍/볼트체인지/소란피기
돌핀맨 Lv.61 퀵턴/인파이트/웨이브태클/애크러뱃
부르르룸 Lv.64 아이언헤드/더스트슈트/기어체인지/싫은소리
드닐레이브 Lv.68 고드름떨구기/대검돌격/깨물어부수기/얼음뭉치
적당히 멤버 짜서 편성했는데 하고 나서 보니 물리5 특수1의 구성이더라. 그래서 혹시나 해서 싫은소리를 빼지 못했다. 사실 빼고 뭐 다른거 넣을만한것도 없었고. 후반 갈수록, 특히 최종보스전에서 땅 약점 찔러야하는 경우가 많던데 저승갓숭 비자속 하나 뿐이라서 좀 고생했다. 돌핀맨은... 화력은 좋은데 일단 한번 퇴각 시켜야 특성 발동이라 스토리 진행에는 썩 좋은 선택은 아닌듯 하다.
난이도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극초반에 스타팅 상성 문제로 좀 고생하고, 또 도중에 어디 불꽃 쓰는 스타단이었나? 거기서 또 생고생 했던거 말고는 딱히 난관 기억 남는게 없네. 최후반 들어가니 내 평렙 50후반인데 상대 레벨은 어느새 60을 넘기는게 나오는데, 그래도 뭐 상성 찌르면 한방컷 나고, 그렇게 경험치 벌어서 렙업도 쑥쑥 되니 큰 문제는 아니었다.
오히려 난이도 측면에서 문제는 '길찾기'였다. 아니 그래서 여기에서 저기까지 갈려면 대체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는건데?! 맵에는 길은 커녕 고저차 표시도 제대로 안되어 있어서. 언덕 빙 돌아가면서 어디 올라가는데 있나 한참을 찾고 또 삽질하고 해야했다. 결국 최후반에는 나페산 정상까지 올라간 다음에 방향 잡고 글라이딩 했다-_-;;
스토리는 꽤나 좋았다. 특히 인상적이었던게 스타더스트 스트리트의 스토리 및 그 마무리. '이지메'와 '등교거부'라는 질척이는 소재를 쓰면서도 전혀 불쾌감 없이 오히려 산뜻하게 마무리를 지은데다, 그 과정에서 억지성은 안느껴지고 오히려 우정이 잘 묘사되어 있다. 챔피언 로드는 체육관 순회하는 언제나의 포켓몬이고, 캐릭터성은 있어도 스토리는 없는곳이지. 그래 캐릭터성. 네모의 캐릭터성이 참 특이하긴 해 ㅋㅋㅋ 좋은 의미로 배틀광이야. 레전드 루트는 사실상의 이번 작의 메인 스토리 라인이지. 여기에서 이제 최종 스토리로 이어진다.
주인공을 포함하여 4인 파티가 결성되고 다 같이 팔데아의 대공으로 떠난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모험. 아 이걸 그릴려고 앞에서 저렇게 루트를 나눠놨었구나. 서로 친해지면서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좋았다. XY에서 하고 싶었던걸 이제야 완성시킨 느낌이다. 허나 그런 청춘 이야기 인척 하면서도 배경 묘사와 BGM은 꽤나 섬뜩하다. 마치 테라스탈 크리스탈이 현실을 침식하고 있는듯한 그런 모양새.이러한 상호 이질적인 분위기가 이 작품 고유의 매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여기서 문제점. 엔딩 보는걸 너무 오래 묵혀놨고... 따라서 네타바레 당할건 이미 다 봐버린 상태였다. 설정 및 스토리 측면에서의 반전도, 그리고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의 반전도. 전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후자는 진짜... 모르고 접했으면 어땠을까. 정말 입에서 감탄사가 튀어나왔을것 같은데, 아쉽게 되었다.
친구들과의 모험, 우정, 협력, 그럼에도 주인공의 존재감, 세계관 레벨의 위기와 그 해결. 모든것이 담겨있다. 근래 포켓몬의 스토리에는 다 저것들 중 한두개씩이 빠져있었지. 이제야 드디어 무엇이 문제인지를 깨닫고 단점을 다 보완한 모양새이다. '호의적인 AI, 그러나 강제로 적대하게 되는'라는 소재 또한 인상적이였다. 사실 네타바레를 완벽히 다 본건 아니라서, 그래 쟤가 최종보스라니깐 슬슬 본색을 보이겠지? 싶었는데 끌까지 호인이여서 오히려 당황했다-_-;; 다만 명백한 악역이 없다는 점에서 분위기가 고조되는 느낌은 덜하고 오히려 마지막까지 좀 가라앉는 느낌이긴 했다. 최후반 전개는 거진 테크노 스릴러 느낌이었으니 이것도 나름 어울리는건가 싶다.
스토리 및 캐릭터 구축, 오픈월드로의 전환과 그에 맞춘 플레이 스타일 등, 새로운 포켓몬 게임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과 고민을 했다는게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볼구하고... 일반적인 평은 최근엔 항상 그랬듯이 별로 안좋지? ㅋㅋㅋ 제한된 자원으로 선택과 집중을을 꽤 했겠구만. 고생이다 참.
이제 엔딩 후 컨텐츠들 살펴보고, 추후 나올 DLC 플레이도 해야 할텐데... 포켓몬도 많이 묵혀있다. 짧게는 소드 실드 DLC 플레이가 아직이고, 길게는 울썬문 추가 플레이도 아직이다. 할게 참 많아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