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문명 플레이. 중형 판게아에 속도 빠름, 난이도는 6(황제)로 하고 모드 옵션 몇개 넣어서 느긋하게 해 봤다. 다른 문명 2개 삼키고 사실상 승리 확정낸 상황. ...근데 승리 업적을 띄우긴 해야 할테니 플레이 중단은 못하겠네.

- 갈리아 / 암비오릭스
DLC는 당연히 다 살꺼라(-_-;;) 미리 프론티어 패스는 질러 놨고, 새 패치 뜰때마다 상황 살펴 보는데... 이번엔 꽤 많이 시끌시끌했지? 근데 고수도 아니고 깊게 파지도 않는 내 입장에서는, 딱히 사기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 대신, 기존의(특히 바닐라 시절의) 문명들은 분명 효과가 있는둥 없는둥 하는 느낌이었는데(즉 작정하고 활용하기 곤란한것들이 많았는데), 이번 갈리아는 그 효과가 직관적이고 또 게임 플레이 내내 영향을 주어서 체감이 확실히 드는게 인상적이었다. 뭐 사기라고 일컬어지는 이유가 이 '조건부 없는 사실상의 패시브'라곤 하더라.

광산에 기본 문화가 달려있고, 또 군사 유닛 뽑을때마다 일시불로 문화를 주기 때문에 문화 특구는 전혀 신경을 안써도 된다. 게임 후반부까지 문화 특구 하나도 안지어도 플레이에 별 지장이 없었다-_-;; 또한 전투력 증가 효과 때문에 전쟁 중 옹기종기 몰려다니면 쏠쏠히 효과를 받을수도 있고, 또 광산 문화 폭탄 덕분에 초반 확장에도 유리하다. 

다만 문제는 특구 관련인데, 특구 모아짓기는 평소에도 의도해서 하기 힘드니(-_-;;) 그러려니 하는데, 도심부에 붙여 지을수 없다는 점 때문에 곤란한 경우가 종종 생긴다. 특히 중반 이후에 새 도시를 강가에 펼치면 바로 상업 특구부터 올리곤 했는데, 강 인접 보너스 생기는 위치가 잘 안나오더라;;


- 극적인 시대 모드
시대가 오로지 황금기/암흑기 둘만이 존재하고, 암흑기가 되는 순간 외곽 도시 몇개가 자유 도시로 떨어져 나가고, 시대 효과는 한개 선택이 아닌 정책 카드로 활용 가능하다. ...가 모드 내용 요약이 되겠다. 일단 황금기 아니면 패널티 만땅의 암흑기이기 때문에 시대 점수를 매우 신경써야한다. 한번 암흑기 되었다가 떨어져 나가는 도시 복구하는데 그 시대를 통채로 사용했고, 이후 타지마할을 지었다-_-;; 있으니 확실히 좋더라. 매번 점수 오버해서 넘어간다.

그리고 시대 효과를 여러개 선택할수도 있고 상황에 맞춰 바꿀수도 있는데, 정책 카드 슬롯을 먹는다는게 패널티로 느껴졌다. 안그래도 카드 슬롯 부족해서 매번 머리 싸매는데... 그렇다고 황금기든 암흑기든 시대 효과 안써먹고 냅두기도 아깝고... 결국 기존에 쓰던 카드들을 몇개 포기를 해야 한다.

난이도가 낮아서 그런거도 있겠지만, AI들도 저 복불복 시대에 고생을 많이 한다. 암흑기 되었다가 자기 도시 찾느라고 다른 문명에 시비 걸지도 못하고, 또 그렇게 떨어져 나간 도시를 내가 줏어 먹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메리트에 비해 디메리트(암흑기의 패널티, 정책 카드 슬롯 관리)가 큰 모드라는 인상이다.


- 테크트리 셔플 모드
문화 및 기술 테크 순서가 랜덤으로 배치된다. 일일이 예는 다 못들겠지만, 참 웃기고 당황스러운 배치가 많이 나온다. 기존의 플레이에서는 '이 타이밍엔 이 기술이 뚫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이 유레카를 챙겨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또 그 전에 이 기술을 뚫어놔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또...'라는 식으로 톱니바퀴가 끊임없이 연쇄적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 연쇄를 맞추는 연구와 노력, 그리고 그 결과물에서 오는 재미...도 물론 있었겠지만, 상황이 꼬여서 연쇄에 문제 생기는 경우의 스트레스도 매우 잦았고 또 심했다.

근데 이 모드에서는 그런거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애초에 연쇄가 일어날수가 없는걸! 앞쪽 테크 유레카에서 요구하는것이 뒷쪽 테크에 붙어있는 경우가 흔하다.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는 그냥 깡으로 기술을 밀어야 한다. 나는 오히려 이게 더 '편하다'라고 느꼈다. 당장 필요한 기술이 어디에 붙어있는지 모르는건 곤란하지만, 뭐 그 정도 패널티는 감수할만하다. 또한 일반적인 플레이보다 코어 테크가 더 앞에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이득을 보는(본듯한 느낌?) 경우도 있었다. 첫 3슬롯 정부가 너무 뒤에 있는건 꽤 곤란했지만, 이후 정부들은 사전 테크 없이 그대로 튀어나와서 이리저리 계속 바꾸며 플레이 했다.

아무튼, 이 모드는 꽤 마음에 들었다. 나는 적어도 문명에 대해서는 단순 즐겜러가 맞는것 같다 (...)


- 기타
사도 러시 오는게 싫어서 종교 승리를 꺼놓고 플레이 했더니, AI들이 아예 종교를 만들지를 않는다-_-;; 애초에 성지를 안짓는것 같다. 게임 후반에 들어선 지금도 종교 수 5개가 안찼다.

얼마 전의 패치로 종교 효과들이 꽤 버프되었고, 그 전부터 내정에 종교는 필수라는 말들이 많았는데... 사실 나는 잘 모르겠다. 효과들이 대부분 있는둥 없는둥 하는 곁가지로 느껴지고, 종교는 단지 신앙이라는 추가 자원으로 유닛 사는 용도로만 쓰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성지 인접 종교관에 직업 윤리 찍으면 그 체감은 엄청날것 같긴 한데, 종교가 문제라기 보다는 상황 및 플레이 문명 선택의 문제인걸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