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저런 버그들이 수정된 패치가 나왔고, 그에 맞춰 한번 더 플레이 했다. 그런데 여기에 또 버그가 있대. 무역소가 기반시설 먹는 문제가 있다고 하여 그건 직접 파일 수정했다. ...근데 타임오버 엔딩까지 보고 나서야 알게된건데, 창작마당에서 구독해놓은 모드가 다 적용된 상태로 플레이 했더라. 헐 세상에. AI 따라잡기가 꽤 버겁군;; 싶었는데 패치가 아니라 그게 다 모드떄문이었나. 벌써부터 그런 모드 쓸 생각은 없었는데.
- 게임 구조가 복잡한건 맞는데, 플레이에 익숙해지나 그 복잡한걸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물품 가격이 왜 오르는지 혹은 내리는지 알 필요 없다. 팝이 왜 나뉘는지 왜 그런 생활수준을 가지게 되는지 왜 그런 정치 성향을 가지게 되는지 알 필요 없다. 그저 현 시점에서 수요가 많은(=기준가보다 가격이 높은) 상품, 혹은 그 상품을 제작하기 위한 재료 상품을 만드는 공장을, 실업자+소작농이 여유가 있는 지역에 지어주기만 하면 된다. 그럼 나머지는 시스템이 알아서 다 한다.
소작농은 사실상 무한히 공급되기 때문에(생산 방식 개선, 이민, 정복 등) 스텔라리스처럼 2차 자원 직업 만들면 1차 생산이 줄어들고- 그런거 걱정 할 필요가 없다. 체급이 너무나도 작은 국가를 할때는 수치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신경써야 할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조선 정도의 체급인 국가는 신경 안써도 된다. 때문에 게임 이렇게 복잡게 열심히 만들어놓고 정작 플레이는 이렇게 가벼운데 이거 괜찮은가? 싶다.
- 초반은 목재 및 철강 위주로 건물을 짓는다. 새 건물을 지을려먼 저것들이 있어야 한다. 기술은 철도를 가장 먼저 뚫어야 한다. 건물 조금만 올려도 기반 시설이 막히는데 철도를 못지으면 답이 없다. 식민지는 할 필요 없다. 이미 동남아엔 다른 국가 및 식민지 가득차 있어서 먹을게 없다. 법도 바꿔야 하는데 A를 바꿀려면 B가 되야 하고, B를 할려면 C를 해야하고... 이렇게 이어진다. 결론적으로 우선 경제 체제 전통주의부터 뗴야한다. 당장은 찬성 세력의 정치력이 부족해서 못한다. 초반 몇년간은 그저 건물 버튼 누르고 멍하니 기다리는걸 반복해야한다. 기업가 지식인 노동자 정치력이 어느정도 올라와야지 개혁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지주(양반) 혁명이 일어나고, 청나라님이 진압해주긴 했는데, 이게 마냥 좋은건 아니더라. 지주 정치력이 바닥가긴 했는데 정부에서도 쫓겨나서 정통성도 바닥가고, 때문에 법 제정이 안된다. 그렇게 고생고생해서 초반 필수 법률들(경제 체제, 노동권, 조세)을 갈아치우면 그제서야 제대로된 플레이가 가능하다.
근데 뭐랄까, 이 과정이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도 당시 시대상 측면에서도 문제될거 없는 흐름이긴 한데, '그 시대의 조선'에서 벌어졌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어색하다. 스스로 산업화를 했다고? 내부적으로 기업가 지식인들이 성장하여 개혁을 이끌어냈다고? 유로파보다 게임이 좀 더 현실쪽으로 가까워지니깐 이러한 불쾌한 골짜기가 더 크게 느껴진다. 각 국가별 역사적 전용 요소들이 늘어나면 괜찮아질려나. 사실 이번 판 플레이 전에 경제 목표로 오스만 눌러봤었는데, 유럽으 환자 떼기 목표로 이것저것 있긴 하더라. 여담으로 그 플레이는 경제 목표 해도 뭐 특별히 바뀌는건 없네 + 시행착오가 많아서 디버프 결국 못떼고 시간 지났네의 이유로 빠른 포기를 했다.
- 중반에는 청나라의 도움을 받아 일본 땅 한두개씩 뺏어가며 지속적으로 본토 발전을 시켰다. 미승인 조공국이라서 순위가 30위쯤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위신 순위로 보면 약 10등내로 들고, 슬슬 독립을 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어느새 시대가 1880년대더라. 벌써 게임 절반이나 했다고? 플레이 기간이 100년밖에 안되다보니 엄청나게 짧게 느껴진다. 호이처럼 하루 하루의 밀도 및 비중이 큰것도 아니고. 유로파로 치자면 벌써 1600년대 초중반쯤 된 셈이네. 심지어 독립을 할려면 청나라 관계도 내려야 하는것도 몰라서 독립까지는 시간이 더 걸렸다. 1890년이 넘어서야 독립을 했고, 청 시장에서 떨어져나갔지만 1차 자원부터 착실히 개발한 덕에 경제적 타격은 없었다. 독립 과정에서 만주 땅 떼먹기도 했으니 오히려 국력이 늘었지.
- 후반은 이제 1등을 찍기 위한 레이스이다. 승인 전쟁을... 누구랑 했더라 러시아였나? 아무튼 그렇게 이기고 열강 딱지 달고, 대략 5위권까지는 어떻게든 올라갔는데, 이 위로 있는게 영프독미. 심지어 독일 미친놈은 AI가 오스트리아까지 먹은 대독일을 만들어냈다. 대체 뭐야 저거... 한반도+만주+일본열도만으로는 따라잡기 힘들겠다 싶어서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본토 땅도 뺏어냈다. 이 과정에서 인구 비율이 사실상 1위 한족, 2위 일본인, 3위 한국인이 되어버렸는데... 나라의 주인은 누구인가. 이것 참 어쩔수 없구만. 또한 상대와 역전하는 가장 큰 방법은 상대 지분을 뺏는것이니(뺏은양의 배로 차이가 벌어진다!) 유럽 진출도 시도했다. 일단 프랑스 땅 한조각은 먹었는데, 이후로는 외교전 걸면 독일이 계속 끼여오고, 그 독일이 나보다 기술력이 좋아서(벌써 전차가 돌아다녀?!) 답이 안나오더라.
결국 정복을 통한 역전은 포기하고 내수만 열심히 발전시켰다. 게임 후반 되니 한번에 건물 51개씩 지어도 재정 문제도 안생기고, 건설도 남아도는데, 경제 규모가 커서 그런지 그렇게 51개씩 지어서 돌려도 생산물 가격 변동조차 없더라 ㅋㅋㅋ 아니면 자유무역 찍어놔서 다른 나라에서 다 퍼가고 있었나...? 어쨌든 무역이면 무역소로 국가 경제 이득이란 생각으로 냅뒀는데.
또한 일본이랑 중국 땅 뺏으면서 악명이 100 이상으로 올라갔더니, 게임 최후반 되니 유럽 열강들이 번갈아가며 제국 해체 명분으로 쳐들어오더라. 설명엔 지난 10년간 정복한 땅을 뱉는다길래 이미 먹은지 훨씬 지났어- 라면서 일단 세이브 백업해놓고 수락해봤더니, 한반도 빼고 일본이랑 중국 땅 다 되돌려주더라. 10년 아니잖아?!
유럽권이랑 전쟁 걸려도 서로 땅이 안맞닿아있으니 전선이 안생기고, 상륙전을 해야 하는데, 상대도 내 땅에 상륙 못하고 나도 상대 땅에 상륙을 못한다. 서로서로 아무것도 안하고 전피 쌓이길 기다렸다가 화피로 끝내고 그렇게 진행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동해쪽 항로가 뭐 어떻게 공격받았는지(분명 수송선 호위 눌러놨었는데?) 일본 열도 지역들과 시장 연결이 다 끊어져버렸다. 분명 전까진 멀쩡하게 기반시설 충족하던 곳들이었는데 전쟁 끝나도 연결 복구가 안되더라. 이때 나라 망할뻔했다.
- 아무튼 그렇게 최종적으로 1등 찍긴 했는데, 군사 스팸을 통한 위신 뻥튀기이고, 실제 GDP나 생활수준은 결국 독일을 못넘겼네. 말이 독일이지 저거 독일 제국 +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잖아... 저걸 어떻게 맨땅으로 이겨... 아니면 서두에 말했듯이 AI개선 모드 의도치않게 켜졌던거 때문인가? 바닐라로 하면 저정도까지 AI가 폭주 안하나? 근데 아직 내 플레이가 최적화 된것도 아닐테고 나보다 더 고수도 많을테고, AI가 저정도는 해야 할 맛이 있긴 할텐데. 유로파 최후반 오스만/프랑스처럼 말이지.
- 최후반 기준으로 필요한 시설물. 전기는 아무리 찍어내도 부족하다. 석유도 여기저기서 많이 먹는데 공급이 매우 부족하다. 석유 쓰는 생산 방식은 정말 필요한거만 몇개씩 고르자. 전자제품(라디오)는 게임 막판에 갑자기 수요가 급증한다. 지역 조세 문제 떄문에 행정 청사를 마구 지어야 하고, 때문에 국가 전체 행정력(메인 화면 상단 UI에 뜨는 그것)은 부족할 일이 잘 없다. 유리 종이 강철 도구도 많이 필요하긴 한데 이건 중반 성장기에 많이 지어놨던걸로 후반까지 커버가 되더라.
- 게임 발매전엔 얘네들이 게임을 만드나 시뮬레이터를 만드나 걱정했었는데, 그 시뮬레이터가 작동 구조가 복잡긴 하나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는 크게 신경 안써도 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기존 역설사 게임들 하는 감각으로 재밌게 플레이가 가능하다. 목요일 리셋 되고 낙스 가야하는데 라면서 파티창 쳐다보면서 켰다가 결국 오전 4시까지 달렸네. 사실 이게 의도한 결과물은 아닌듯 한데(의도했으면 게임 시스템을 더 간략화 추상화 했겠지), 뭐 플레이 경험이 괜찮으니 됐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