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칭과 동시에 몇만원치 지르고 시작한 덕에 처음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1주 정도 지나니 슬슬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우선 고급 카드를 얻을수 있는 방법이 대단히 제한적이라는 것. 미션을 클리어하면 부스터 뜯어서 5장중 한장을 공짜로 주고, 나머지는 장당 6보석인가를 주고 추가로 획득할수 있고, 일반 미션이랑 드래프트 미션해서 총 두종류이니 2장 + a. 일퀘 보상 골드로 골드부스터 긁는다고 한다면 3장 + a. 장수 자체는 부족하지 않지만, '게임을 꾸준히 하는것 만으로도 언젠가 내가 원하는 카드를 얻을수 있을까'라는 희망을 주지 않는다는게 문제이다. 물론 운빨이 좋으면 된다. 나도 드래프트 미션 보상으로 궁극 드래곤의 시대를 뽑긴 했다. 허나 그 눈에 보이지도 않는 확률만을 믿고 매일매일 게임을 하기에는 그 유인이 너무 부족하다.


두번째는 아레나의 문제. 이전에는 아레나는 결국 스태미너(=과금) 싸움이라고 말했었는데... 알고보니 스태미너가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그 스태미너를 소모하여 게임을 플레이 할 '시간'이다. 각 단계별 커트라인 점수대를 보고 있으면 아레나를 시작할 엄두 조차 안난다. 게다가 거기까지 올라갈 노력과 스태미너와 '시간'을 생각해보면 그 보상이 합당하다는 생각도 안든다. 상대평가로 게임 유져의 일부분에게만 혜택을 주겠으니 열심히 발버둥 치라는 컨텐츠인데, 애초에 '노력을 해도 거기까지 올라갈 엄두가 안나는데?'란 생각이 들어버리니 게임을 할 의욕 자체가 안생긴다.


이 두가지에서 나오는 공통적인 요소가 바로 '게임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라는 점이다. 물론 게임을 왜하냐, 그냥 하는거다, 재밌으니 하는거다. 다 맞는 말이다. 근데 양쪽 다 그냥 재밌는 게임이라고 했을때, 할 이유가 있는, 혹은 해서 무언가 남는게 있는(어떤게 '남는것'인지는 사람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쪽으로 저울이 기울어지는건 당연한거다. 다른 재밌는 게임(혹은 다른 놀거리)을 할 시간을 소비해서 이 게임을 할 만한 가치가, 재미가 있느냐? 라고 묻는다면 고개를 갸우뚱 할수밖에 없다.


그리고 또 하나. 스토리 모드를 열심히 잘 만든건 인정해 주겠는데... 관대하게 말하자면 내 취향에 안맞고, 주관적으로 말하자면 너무 유치하다. 배경 설정이나 일러 스타일 등은 '무거운'데, 그걸 바탕으로 하는 인물들의 대화는 지나치게 '가볍'다. 여기서 스토리 모드 또한 탈락.


결국 남는건 일반 대전(AI전이든, 대인전이든)인데. 사실 TCG로서는 나름 재밌고 흥미롭게 만든건 사실이다. 덱 구성을 연구하고 ,직접 굴려보고, 각 자원 상황 및 필드 상황에 맞는 최적의 대처법을 생각하고 등등. 즐길거리는 충분한데, 그걸 하도록 유도하는 게임 내 시스템(컨텐츠?)에 문제를 느끼고 있다는게 결국 이 글의 요지가 되겠다. 


대인전이 아무런 보상이 없는건 아니고, '급수'라는게 올라가긴 하는데, 이 급수가 올라가서 뭐가 좋은건지 모르겠다는게 문제. 혼자서 놀게 하는 '목표 지점'도 없고, 경쟁심을 일으키는 '랭킹표'도 없다. 이것저것 다 쳐내고 나니 남는 컨텐츠가 이것 뿐인데, 좀 어떻게 해 줬으면 좋겠다.


이미 5만원 넘게 지출을 했으니 당장 접진 않겠지만... 언제까지 이 게임을 하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