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nimeta.net/records/79318/
내용 면에선 정리 포스팅을 적을 타이밍은 아니긴 한데, 일단 여기까지 밀린거 몰아 봤으니 자체 정리는 한번쯤 해야겠다.
음. 결국 이 작품의 메인 내용은 '괴물 소녀와 왕자님 - 제로투와 히로의 러브 스토리'쯤 되겠다. 단지 거기에만 집중해서 1쿨짜리로 깔끔하게 뽑아냈으면 참 좋았을텐데, 사족이 너무 많이 붙어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거대 로봇 장르, 각종 성적 소재, 소년소녀의 군상극 등등. 그래도 그것들이 한데 뒤엉키면서 이 작품만의 고유한 분위기는 나름 보여주고 있었는데... 20화 한번에 모든것이 엉망이 되었다-_-;;
근래 들어서 다들 막장 막장 그러면서 까는게 참 익숙한(?) 분위기라 대략 그러한 방향성으로 미리 예상을 하고 있었는데...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라서 꽤나 당황했다. 얼추 네타바레 듣고도 이런 느낌이니 방영 직후에 봤던 사람들은 더 벙쪘겠지. 아무런 전조도 없이 전혀 다른 작품을 냅다 접붙인 느낌이라 엄청나게 신선하긴 하다.
더 당황스러운건, 그런 떡밥 하나 복선 하나 없던 세계관 대격변도 결국은 저 '러브 스토리'의 양념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세상에 뭔놈의 양념을 그렇게 세게 치냐? 그러니깐 손님들이 다들 기겁을 하지-_-;; 게다가 애초에 장르 선정을 잘못했어. 주요 내용만 추려 보면 메카물일 필요가 전혀 없는 작품인데, 다들 기대하는건 '톱시리즈와 그렌라간의 계보를 잇는 개쩌는 메카물!'이 되어버렸다. '키즈나이버 2탄'이란 감상평도 여럿 보이던데, 그게 정답일꺼다. 청춘물이랑 메카물 각각 기획하던걸 냅다 합쳐서 만든 느낌도 들고...
그리고 이 작품에서 꽤나 의외였던 부분이 있는데. 초반에는 삼각관계 사각관계 각종 문어발이 얽히는 연애 치정극이 될줄 알았거든? 그런데 의외로 그런 부분에서는 전혀 질척질척해지지 않았다. 게다가 다들 자기 감정이 솔직해! 다른 작품이라면 이리 저리 빙빙 꼬아댈 상황에서 이 작품은 냅다 '난 널 좋아해' '응 그렇구나...' 라고 당사자들이 내뱉으면서 상황을 끝내버린다. 세상에 대체 이게 뭐지?-_-;; 그래서 "히로<->제로투<-이치고<-고로"의 흔히 보던 복잡한 관계가 될줄 알았는데도 실제적으로는 히로x제로투의 단일 커플 이야기로 쉽게 정리가 되었다. 이 부분은 내 취향에 맞춰서 참 고맙긴 한데... 대중적으로도 먹힐진 잘 모르겠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