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 공연을 본 뒤 기대치가 적정 수준으로 조정된것도 있겠지만, 그걸 고려하더라도 2일차가 훨씬 좋게 느껴졌다. 돌이켜보면 1일차는 (메들리 전까지의) 세트 리스트가 중구난방이었지. 달리는곡 했다가 잔잔한곡 했다가 단체곡 했다가 이랬다가 저랬다가. 텐션이 계속 왔다갔다 해버리니 몰입을 크게 못하고, 때문에 각 곡의 인상(임팩트)도 약하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이번 2일차는 유사한 곡들끼리 묶어서 편성이 되어 있다. 신나는 패션곡 세트, 잔잔한 곡들 세트, 큐트 솔로곡 세트, 락 계열 세트 등. 이전 곡의 텐션이 다음 곡에서 바로 뒤바뀌지 않다 보니 좀 더 공연에 몰입이 가능했다. 또한 곡 연출 측면에서도, 단순히 내용을 따라가기만 해도 그럴듯한게 튀어나오는 곡들이 있어서 1일차보단 이득을 봤다. 트레져나 판데믹 얼론 같은거. 또한 기분탓인진 모르겠는데 카메라 워킹 및 구성도 1일차보단 훨씬 나아진 느낌이었다. 카메라만 잘 돌려도 멋진 연출로 보일수 있다는건 이미 데레스테에서 충분히 증명이 되었지.


메들리는 1일차와 마찬가지로 온갖 네타로 분위기를 한껏 끌여 올렸다. 갸루계 캐릭의 라디오 해피(이 곡이 나올거라곤 전혀 예상도 못해서 참 반가웠다), 다리나츠의 루나틱쇼, 아스카의 광시곡, 뉴제네의 트펄 등등. 어제 1일차도 그렇고 다 좋은데 조금만 더 길게 불렀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그리고 후반부는, 그동안 아껴왔던 단체곡들을 한번에 쏟아부었다! 앤서 -> 젯투더퓨처 -> 러브레터 -> 팡팡파레 -> 튤립 -> 순정미드나이트 -> 서머카니. 이걸 논스톱으로 다 하고 있다. 정말 죽는줄 알았다, 좋은 의미로. 다 끝나니깐 몸에서 열이 나면서 진이 쭉 빠지더라. 허허... 이런 느낌은 예전 란마츠 2일차의 뮤즈->잼프 콤보 이후로 오랫만이군. 1일차도 후반부 구성은 훌륭했지만 이번 2일차는 더더욱 훌륭했다.


앵콜 직전의 특보는 1일차완 전혀 다르게, VR 광고랑, 슈로대 크로스오메가랑, 6th 공연. ...뭐? 슈로대? 나도 모르게 '야 이 미친놈들앜ㅋㅋㅋㅋㅋ'라고 몇번 고함을 질러버렸다. 동대문 7관 괜히 시끄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6th는 돔에서 한다던데, 세이부든 도쿄든 좌석 수는 크게 늘긴 하겠지만... 외국인인 내 입장에서는 큰 의미 없겠지. 안그래도 eplus 이상하게 개편된다고 시끄럽던데. 그러고보니 개막 직전 치히로씨가 외국에서 온사람 조사도 했었지. 아니 그럴거면 공식적으로 현장 표를 외국인도 구할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주던가! ㅠㅠ


중간 CM들도 왠지 뻔하고 모범적인(?) 이야기만 한다는 느낌의 1일차와는 달리 오늘 2일차는 온갖 감동 멘트와 개드립(...)이 쏟아져 나왔다. 다만 시간이 촉박한건 마찬가지기에, 뒷쪽 순서인 팀으로 갈수록 멘트가 심하게 짧아진다거나, 아예 안하고 스킵한다거나(...) 하는 경우가 있긴 하더라.


1일차의 장점이던 '엄청난 분량과 밀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살짝 아쉬웠던 부분들이 상당수 보강이 된 2일차였다. 처음부터 잘 했으면 좋았겠지만(...) 어쨌든 이번에도 매우 만족스런 라이브였다. 


이왕 이리 된거 4th 라이브 BD도 곧 나온다니 사볼까?! 싶었는데, 분명 몇일 전까지만해도 정상적으로 예약받고 있던데 방금 보니 아직 예약중인데도 아마존에서 프리미엄(-_-)이 붙어 있더라. 음 일단 잊고 지내다가 나중에 다시 살펴봐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