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 뒷면은 위 사진에서 살짝 비쳐 보이듯이 남캐 두명버전으로 당첨됬다. 말이 당첨이지 실제론 그냥 쌓여있는거 위에서부터 꺼내 주던데, 친구꺼까지 두개 같이 받았었는데 둘 다 같은 이미지였다. 다른걸로 바꿔달라고 하기도 귀찮은데다 어차피 실제로 쓸꺼도 아니라서 그냥 받아오긴 했지만, 저런 광경 봤으면 그게 어딜봐서 랜덤이냐고 딴걸로 바꿔달라고 우길사람 분명 있을것 같다 (...)


감상을 미리 요약해서 말하면 '장대한 사족'이 되겠다. 약간 허술하긴 했지만 그래도 TV판의 그 엔딩으로 끝내는게 더 나았을거라는 점에서 말이지.


시작부터 튀어나오는 충격적인(?) 내용. TV판 라스트신에서 복귀한 미라이는 사실 '기억상실'이란다. 허허 세상에 거 참-_-;;

아키히로는 미라이가 평범한 인간으로 행복하게 지냈으면 한다고 거리를 두고, 미라이는 자신의 기억과 정체에 대해 고뇌하고, 그 와중에서도 그 둘은 다시금 가까워지고, 진정한 행복이란건 무엇이냐는 화두도 나오고. TV판의 결말을 억지로 비틀어버린것 치고는 초반부는 꽤나 흥미로웠다. 사실 TV판이 '연애담'이라고 부르기에는 지나치게 담백했던지라 오히려 이번 극장판 초반부의 아키히로와 미라이의 관계는 상당히 볼만했다. '기억을 잃은 연인과 다시금 가까워 진다'라는 소재는 훌륭한 클리셰이기도 하고. TV판 후반부 전개의 화두가 '아키히로를 위해서 멋대로 행동한 미라이'였던 만큼, 이번엔 그 반대로 '미라이를 위해 멋대로 행동하는 아키히로'가 되는건가- 싶기도 했다.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하던데... 우려하던 사태가 터져버렸다. 이즈미와 미로쿠의 재등장. 뭐 여기까진 그래도 괜찮았다. 어쨌든 TV판에서 처리하지 못한 소재들을 끝까지 마무리 지을려는 책임감의 발로라고도 볼수 있으니. 그리고 무려 메인 히로인인 미라이의 흑화. "TV판에선 주인공을 맨날 보스로 내세우더니 극장판에선 히로인을 보스로 내세우냐 ㅋㅋㅋ"라면서 나름 감탄하면서(?) 봤다. 


이렇게 중반부까진 괜찮았지만, 문제는 후반부 전개. 이즈미와 히로오미, 이즈미와 미로쿠, 과거의 쿠리야마가, 미라이의 엄마, 아키히토의 엄마, 아키히토와 미라이 등등. 온갖 이야기가 한번에 겹쳐서 진행되면서 모든것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거기에 화룡정점으로, 아키히토가 미라이를 구해내는(?) 신 부터는 모든 장면이 죄다 추상적인 연출 덩어리이다. 무슨 '내면의 세계'이런걸 표현해보고 싶었는듯 하지만... 글쎄. 거기서부터 내용을 따라갈수 없었다. 게다가 흑화된 미라이를 내면에서부터 구해내는게 하이라이트 신이 되 버린 탓에 초반부에 던져졌던 수많은 화두들은 아무런 영향력도 끼치지 못하고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했다.


게다가 이렇게 한가득 난리치고 난 뒤에, 결국 아키히토와 미라이는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 단계까지 가긴 했지만 결국 미라이의 기억은 돌아오지 않은듯한 연출로 종료. ...분명 배드엔딩은 아니긴 한데 곱씹어 볼수록 상당히 찝찝한 마무리이다. 


내용이 어쨌든 간에 쿄애니의 화려하고 미려한 작화를 극장 대형스크린으로 본다는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초반부의 공원에서 벛꽃비가 흩날리는 신이라거나. 흑화 미라이의 칼질 전투신이라거나 등등. 그러니 더더욱 아쉬울 따름이다. 내용만 이렇게 욕심부리지 말고 정리정돈좀 했었으면 더 나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