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레이 기간이 지나치게 늘어날것 같아서, 결국 중간 감상 포스팅 작성.
발매 후 거의 한달이 다 되기도 했고, 이것만 붙잡고 있었으면 클리어를 했어야 하는 시점이지만, 디아3가 치고 들어오고 데레스테가 치고 들어왔다. 전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후자는 정말 생각도 못하고 있던 물건이었고-_-;; 게다가 다음 추석 연휴엔 넵튠을 달려야 할것 같으니...
- 난이도는 역시나 UX때 처럼 매우 쉬운 편. 19화 시점에서 주력 멤버들 평균 레벨이 28인데, 격투 혹은 사격 능력치가 이미 220대를 넘겼다. 무기 개조를 해 준 기체들은 왠만한 자코는 다 한방에 때려잡고, 개조를 안했어도 두방이면 잡힌다. 귀찮아서 스킬파츠는 전혀 사용을 안했는데도 이런 상황이다.
- '평행 차원'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슈로대는 정말 오랫만에 보는듯 하다. 물론 배경이 지구가 아닌 작품들이 있긴 하지만(가리안, 단바인, SD건담외전) 그 작품들의 배경은 '다른 차원'일 뿐이지 '또 다른 지구'는 아니다. 사실 평생 차원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게 오랫만이란 말은, 바꿔 말하면 마크로스F가 작중 메인 세계관의 일부로 취급되는게 처음이라는 말이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작품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졌다. 거의 모든 작품들은 한 세계관에 어떻게든 쑤셔 박은, Z시리즈 이전 스타일의 복고풍 구성이라는 인상?
또한, 분명 '신작'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후속작'을 보는듯한, 매우 독특한 느낌을 주고 있다. AGE는 3부부터, 더블오는 극장판부터, 우주세기는 UC부터, 마크로스는 F부터. 세계관을 구성할수 있는 작품들이 죄다 시리즈 최후반부만을 다루고 있다. 작중 시점 이전에도 저 작품들이 크로스 오버된 수많은 전쟁들이 있었다- 라는 언급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게 흥미롭지만, 동시에 그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직접 접할수 없다는 점에서 아깝기도 하다.
시리즈 단위 뿐만 아니라 각 작품 단위로서도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작품이 상당히 많다는것도 독특한 점이다. 사실상 가리안이랑 고그만이 유일하게 작품 시작 시점부터 충실하게 스토리를 재현하고 있다. 나머지는 그냥 중간부터 돌입이다-_-;; 그나마 건담UC가 작품 시작 시점부터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세계관 단위에서는 최말단인데다가, 원작 기준 4화까지는 사실상 본대 스토리랑 완전 따로 놀고 있는데다가 원작의 내용이 너무 방대하다보니 왠만한건 다 짤라버려서 UC의 스토리도 충실히 재현됬다고 보긴 힘든 상황이다.
결국 이번 BX는 '골치아픈' 초반부 및 도입부의 크로스오버는 다 포기하고, 이미 재료들이 준비되있는 중반부부터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도가 되겠는데, 그 의도가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아직은 판단이 불가능하다. 고작 19화까지밖에 못했는걸 -_-;;
- 첫 분기는 가오가이가를 따라서 지상으로 갔다. 그런데 지상 루트가 슈퍼로봇 루트가 아니라 AGE 루트더라. 좀 당황했다-_-;;
두번째 분기 또한 가오가이가를 따라 지상으로 갈려 했는데, 그 외엔 따라가는 작품들에 선호 작품이 전혀 없는데다가, 시작부터 마징가 시나리오가 나오는 분위기이길래 그냥 리셋하고 건담계+마크로스의 우주 루트를 갔다. 그런데 여기 내용이 첫 분기의 우주 루트랑 이어지는 부분이어서 또 당황했다. 나데시코는 목성도마뱀이 목련군(=인간)이란걸 언제 알게 되었는가. 유니콘 및 솔레스탈 비잉과 본대는 언제 어떻게 엮였는가 등등. 스토리에 구멍이 나버렸다 ㅠㅠ
- 전투신 연출의 구성이나 센스는 UX와 대동소이하지만, 기체 기본 이미지의 해상도가 훨씬 커졌다는 매우 큰 차이점이 생겼다. UX는 기체 이미지를 확대하는 연출을 자주 써서 (블러 먹인) 도트가 너무 도드라지게 보이는게 가장 큰 문제였는데, BX는 역으로 기체 이미지를 고해상도로 크게 그려놓고 그걸 축소해서 기본 이미지로 쓰고 있다. 때문에 오히려 기본 이미지가 흐릿한 저화질로 보이지만, 전투 중 확대 연출이 나오면 고퀄이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미지 해상도가 커지다 보니 이제서야 '차세대 슈로대는 이래야지!'라는 인상이 든다. 솔직히 UX는 도트에서 고해상도 그림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란 느낌이 너무 강했다. 특히 인상적인게 건담 AGE-3의 연출. 그대로 컷인으로 써도 될듯한 깔끔한 기체 이미지가 이리저리 움직이는게 매우 맘에 들었다.
문제는 고해상도 이미지를 대개 '축소'하고 '회전'해서 사용한다는 부분. 팔세이버의 경우 전투 연출 중 기체 이미지 축소 및 회전에 따른 계단 현상이 너무 심하게 보였다. 3DS에서 제공하는 2D 이미지의 후처리 기능이 매우 열악한건진 모르겠지만, 좀 저런거 부드럽게 보여줄 후보정이라도 해주면 안되는걸까.
- 오리지널 캐릭들은 현재까지는 비호감에 더 가깝다. 주인공의 개성이 부족하고 밋밋한 점, 같이 나오는 히로인 캐릭터가 연애 대상이 될수 없는 점, 슈퍼계의 기체지만 디자인과 전투신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 점 등, L의 오리지널을 보는듯한 느낌이 강하다. 물론 안좋은 의미로.
추후 주역 기체 파괴 -> 세컨드 주역 기체 등장 -> 그레이트 합체!의 전개를 보여준다곤 하는데, 이게 얼마나 흥미로운 전개가 될런지... 아니 그 전에 그레이트 합체를 한 그릿타 팔세이버의 디자인도 좀 별로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