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화에 한 캐릭씩 다루면서, 라이브 공연 전에 내면 갈등이 생기지만, 그걸 주변의 조언으로 극복해낸다는 스토리의 반복. 바로 얼마전에 심포기어 3기 및 데레마스 시즌2가 이런 구성이라며 매우 싫다는 내용을 적었었는데, 이 데레스테의 경우에는 저 작품들들처럼 기존의 캐릭터성을 갑자기 붕괴시키면서까지 갈등을 만들어 낸다거나, 분위기 및 연출이 지나치게 어둡고 무겁다거나 하진 않아서 의외로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이런 내면 갈등과 그 해결을 통해서 각 캐릭터들의 캐릭터성을 더욱 강조하는 효과를 가지게 되는데, 앞의 저 애니 두 작품은 '후속작 혹은 중반부(=캐릭 소개는 진작에 완료되었음)'이고, 데레스테는 아직까지 '초반부(=캐릭 소개를 해야함)'이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 제대로 각잡고 만드는 애니메이션과 모바일 게임의 보너스 스토리모드가 그 무게감이 다른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테고.



- 특히 인상적이었던건 6화의 미쿠 에피소드. 사실 이거 때문에 이 포스팅을 쓰기로 한건데 (...)

데레마스의 캐릭터들은 뉴제네 3인방을 제외하면 죄다 '개성 과잉'이다. 일본식으로 표현하자면 제각각 '네타'를 가지고 있다는 거고, 좀 더 일반적인(?) 표현을 쓰자면 '컨셉질 쩐다'라고 해야 하나? 문제는 그 컨셉질을 다들 진지하게, 당연하게 하고 있다는 점이고, 데레마스 애니판을 인상적으로 본 이유가 이런 컨셉질 쩌는 캐릭들 가지고 잘도 진지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네? 라는 점이었다.


그런데 미쿠가 이 부분을 찔러 들어왔다. 무려 자기가 '고양이 캐릭터'를 가지고 그에 맞게 행동하고 있을 뿐 본래는 평범한 사람이라는걸 자각(!)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내용 및 그 갈등이 진행된다. 이 작품의 '금기'를 당당하게 건들였다것 자체만으로 매우 인상적이었다. 당장 같은 화에만 해도 란코랑 나나가 나오고, 다음 화에서는 쇼코랑 코우메가 나오고... '저 세계관은 원래 저런 동네구나 ㅎㅎ'하면서 겨우 적응해서 보고 있는 와중에 이런 에피소드가 나올줄은 몰랐지...



- 7화는 리이나 에피소드인데... 어라. '얼치기 록커'라는 설정이 어디로 날라가버린것 같다? '잘 모르지만 아는척 한다'라는 점이 사라져버리고, '좋아하는것에 대한 열정'만 남아버리니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사실 난 리이나가 '원래' 이런 캐릭인줄 알고 있긴 했다. 그게 아니었다는걸 데레마스 애니 19화를 보면서 너무 늦게 깨달아서 문제지 (...)



- 아이돌 마스터 시리즈에서의 미소녀 캐릭터를 다루는 방법은 상당히 '고전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감정이입의 대상이 될수 있는 남성 캐릭터를 한명 등장시키고, 다른 미소녀 캐릭터들은 그 남성 캐릭터랑 '(유사) 연애'를 하게 되는 이야기. 그 반면 러브라이브는 2010년대 이후의 방법론을 가져왔지. 남성 캐릭터 따윈 없고, 미소녀 캐릭터들끼리 하하호호 웃고 떠드는 스타일로.


그런데 의외로 데레스테의 스토리 커뮤에서는 그런 '아이돌과 프로듀서와의 관계'가 거의 나오질 않는다. 오히려 프로듀서의 비중과 등장 횟수가 너무 적다. 왠만한 갈등은 죄다 아이돌들끼리 알아서 해결해 버리고, 거기에 프로듀서가 끼일 여지를 주질 않는다. 유일하게 나왔던게 우즈키 에피소드였던가? 위에서 말한 고전적인 방법론 보다는 2010년대 이후의 방법론에 더 가까운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친애도 올라갈때마다 나오는 대사, 메인 화면에서의 대사, 룸에서의 대사 등을 보면 '연애 대상으로서의 아이돌'이란 고전적 스타일을 그대로 가지고 있긴 한데, 스토리 모드에서는 그런점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점이 상당히 눈에 띄었다. 아이마스 본가와 달리 데레마스는 일단은 '최신' 컨텐츠이니 만큼 최신 유행을 받아들인걸로 생각하면 되는걸까?



- 곡 3번 치면 바닥나는 스태미너는 여전히 사람을 환장하게 만든다. 스태미너 채우는데 드는 스타쥬얼을 현금 환산해보면 약 1천원이 나오고, 오락실 리듬게임을 생각해보면 비싼 가격은 아니긴 하겠지만... 애초에 일본 앱스토어에 국내 카드가 등록이 안되 결제를 할수가 없으니-_-;; 그렇다고 선불 코드 사서 하기엔 또 귀찮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