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르쿨리 멋진 아저씨ㅠㅠ 하긴 대개의 작품이서 저런 캐릭터는 존재 자체가 사망플래그이긴 하지. 그래도 활약은 넘칠만큼 충분히 했다. 마지막엔 중요한 순간임에도 묘사가 너무 침착하고 담백했지만, 뭐 이런것도 괜찮겠지. ...그리고 이번권 다 보고 나서 돌이켜 보면, 딱 여기까지만이 볼만한 내용이었다 =_=


- 대규모 이능 전쟁이 순식간에 앨리스 쟁탈전으로 축소되고, 그게 다시 기존 등장인물들의 라이벌전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베르쿨리가 죽은 시점에서 '언더월드'의 이야기는 사실상 끝나버렸다.


- 매번 키리토만 신나게 구르다가 드디어(?) 아스나가 열심히 구르기 시작한다. 덤(?)으로 리파는 혼자 왠 촉수물도 찍고(...) 다만 이번권 후반부의 전개를 보면, 이러한 히로인들의 고생담은 결국은 키리토를 활약시키기 위한 장치일 뿐인것으로 보여서 꽤 꺼림찍하다. 게다가 열심히 장치 설치해 뒀으면 결정적인 순간에 고대하던 히어로가 등장해서 땋! 문제 해결!이 되야 되지 않니. 뭔 또 다음권에 호접지몽 에피소드 넣을려고 밑밥 까냐.


- 느슨한 전개가 많다. 말이 안되거나 너무 작위적이긴 하지만, 작품 전개를 위해 필요할테니 그러려니하고 넘어가야 되는것들. 리즈벳의 연설, 그걸 받아들인 사람들, 신나게 낚이는 외국의 일반 유저들, 키리토 의식 복구의 열쇠는 3명의 히로인 등등. 그런데 이런 느슨한 '판타지' 전개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현실'에 기반한 소재들을 많이 끌고 온다. 당장 그 리즈벳의 연설도 MMORPG 플레이어가 어쩌저쩌 하는거부터 시작해서, 미국이 어쩌고 일본이 어쩌고 군사 병기 개발이 어쩌고 하는걸로 진행해서, 최종적으로 한국이 어쩌고 중국이 어쩌고 게이머들의 관계가 어쩌고 까지. ...네 뭐라고요? 한국?


- 일본 미국 어쩌저쩌 하는것 까지만 해도 다 딴 나라 이야기이니 그냥 판타지인셈 보고 넘어갈수 있는데, 여기에 한국도 등장해버리면 말이 달라지지. 한국의 젊은 게이머가 '애국심'으로 움직인다는거에 한번 웃고, 그걸 위해 중국인들이랑 연합한다는데서 또 한번 웃었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쫌! 차라리 '궁금해서 해보긴 한다만 뭔 병신같은 떡밥이얔ㅋㅋㅋ'라는 식의, 한없이 가벼운 조롱을 바탕에 둔 이야기였다면 설득력은 있었겠다. 게다가 중국... 음... 일본<->대만 관계를 제외하면 동아시아 국가들은 죄다 FFA일텐데 (...)


- 저러한 내 감상과는 별개로, 이런 소재를 써버렸으니 국내에서 좋은 소리 듣긴 확실히 힘들긴 하겠다. 예전부터 소아온 관련 글마다 와서 리플로 빼액! 거리던게 이 내용이었나보군. 혐한이니 우익이니 뭐니 이전에, 이 내용에 대한 평가는 작가 스스로도 잘 알고 후기에 적어놨다. '적개심만 부추겼다'. 아니 그걸 잘 알면서 왜 내용 살려놨습니까...


- 아무튼 판타지를 보여주는건지 리얼을 보여주는건지 종잡을수 없는(그게 서로 조화되며 시너지 내는것도 아니면서!) 작풍 때문에 몰입도는 떨어졌고, 그 뒤론 이번 권의 많은 부분이 불만스럽게 다가왔다. 언더월드 내외부 관계 없이 공간 배경이 계속 바뀌면서(대충 세도 5개 넘는듯?) 서술하는것도 난잡하게 느껴지고, 은근슬쩍 인간의 인식이 어쩌고 존재가 어쩌고 본성이 어쩌고 하는 내용이 나와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가 않고, 아무리 심의를 통해 세계관 연계를 꾀했다지만 시논의 저건 사실상 액셀월드식 전투 아닌가 싶기도 하고.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