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톱을 노려라2!
스토리 재현은 여전히 실망스럽다.
니콜라의 내적 갈등을 일년전쟁 시기의 아무로와 유사하다고 언급하고 그 갈등을 해결시키는 오리지널 전개는 좋다만,
강간미수를 '뭐 그럴수도 있지 ㅎㅎ'로 넘어가는건 아니잖아...
사실 니콜라는 어찌되는 상관 없는데, 문제는 디스누프의 추가무장 뇌왕성 투척.
노노 각성 에피소드와 마찬가지로, 원작에서 뇌왕성 투척이 나오게 된 스토리 배경과 그 상황이 전혀 고려가 안되있다. 터무니없이 강대한 적의 출현, 라르크의 노노와의 갈등 해소, 무엇이라도 이룰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비장의 수단, 그 결과 인류를 구할 영웅으로까지 추양받게 되는 라르크. 이런게 전혀 하나도 반영되어 있지 않다.
그저 '평범한 슈로대식 추가 무장 에피소드'가 되었을 뿐. 그 상황에서 갑작스레 뇌왕성을 던져야 할 이유도 인과도 근거도 전혀 없다.
톱2 스토리 재현이 이렇게 찬밥신세가 되는걸 보면, 엑제리오 변동중력원과의 싸움 같은거도 전혀 나올일 없겠다. 지금 스토리가 vs사이데리얼로 완전히 좁혀진 상황에서 저런 '곁가지 이야기'가 나올 장소도 없고 말이지. 엑제리오가 없으니 두즈미유도 나올 일이 없고. 아니, 엑제리오는 없지만 이벤트나 추가무정으로서 두즈미유가 나올순 있겠지만, 지금 스토리 및 세계관에서 지구를 옮기는 무장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 그리고 보나마나 다이버스터도 저런 '평범한 슈로대식 추가무장 에피소드'로 나오겠지.
덤으로, 같은 스테이지에서 나온 카즈미의 복귀. 이것도 참 어처구니 없는 전개이긴 한데, 이미 원작 완결 후 시점인지라 원작 재현이고 뭐고 그런거 전혀 없으니 이건 그러려니 한다. 이렇게 카즈미 복귀시킬꺼면 왜 여태껏 꽁꽁 숨겨놨냐 라는 태클은 여전히 걸고 싶지만.
- 에반게리온 Q
참전한 이유를 여전히 알수가 없다.
관련 내용이 조금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43화 분기에서 신지를 골랐다.
에바Q의 세계로 전이되고, 네르프와 연락을 하니 마니 아스카는 다시 신지를 공격 하니 마니 하는 인터미션까지는 뭔가 기대를 할 법 했는데
그 뒤 나오는 스토리는... 에바Q가 아니라 그냥 오리지널이었다. 물론 신지에게 '이미 벌어진 일을 시간을 되돌려 다시 할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떡밥을 제공하긴 했지만, 거기서 '과거는 과거고 이젠 앞을 향해야 한다'라는 결론이 나온건 에바Q의 스토리의 일부로서가 아닌 천옥편 오리지널 스토리의 일부로서 나온 느낌이 강했다. 여전히 에바Q의 스토리에 대해서는 전혀 손을 안대고 있다. 그렇다고 에바Q의 세계관이 오리지널 스토리 전개에 뭔가 역할을 가지고 있는것도 아니고.
- 기동전사 건담UC
위 두 작품과는 다르게 원작의 이야기가 훌륭하게 '슈로대Z'에 녹아 들어갔다.
라프라스의 상자의 정체의 영향력에 대해선 이미 원작 시점에서 '고작 그거 가지고 싸웠단 말야?'라면서 말이 많았었다. 이게 여러 작품이 섞인 슈로대로 오면, 특히 여러 세계가 섞였다는 설정의 Z세계관에 와버리면 그 영향력은 더더욱 작아질수 밖에 없지.
근데 여기에, 라프라스의 상자의 이야기를 '오리지널 세력 - 크로노의 정체'와 엮으면서 그 중요성을 크게 끌여올렸다. 말이 안되던 스토리가 말이 되게 변한것이다.
유니콘 두마리의 기적쇼도 마찬가지. 유니콘을 중심으로 하여 모두의 의지를 모아, 수많은 슈퍼로봇들의 힘을 모아 콜로니레이저를 방어! 이것 또한 원작에서 말이 안되던 스토리가 슈로대에 참전하게 되면서 말이 되게 변한것이다.
원작의 스토리를 최대한 반영하면서, 동시에 원작의 단점을 보강하고, 타 작품과의 크로스오버 군데군데 끼여 있고, 슈로대로서의 오리지널 스토리에도 영향력을 주는, 슈로대 참전작으로서 그야말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오리지널
그렇게 건담UC의 스토리에 묻어가며(?) 드디어 밝혀진 크로노의 진실.
"인류의 진화(=우주에의 진출)을 억제한다"라는 한문장으로 요약이 되고, 그 예시로 우주vs지구의 대립이 주요 내용이 되는 다른 건담 시리즈들을 죄다 끌어오는 전개는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존재. 그렌라간의 스토리 자체가 딱 저 크로노의 교의에 반발하는 내용이었지. 나선왕에게 감독받으며 지하에서만 지내던 인류가, 기어코 우주에까지 진출하게 되고, 인류의 진화를 두려워한 존재들과의 최종결전까지. 이 스토리가 이미 시옥편 시점에까지 다 나왔는데도, 이번 천옥편에서 크로노와 연관된 스토리에선 전혀 언급이 안되고 있다. '나선왕 로제놈 또한 크로노의 일원이었다!'라는 말 딱 한 문장만 넣어줘도 해결될 문제일텐데 말이지. 그렌라간 세계관에서는 크로노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시몬이 '우리 이야기랑 비슷한데?'라고 생각하는 딱 한 줄만 넣어줘도 됬을텐데.
그리고 또 하나. 이건 문제라기 보다는 일부러 아직 언급을 안한 느낌이긴 한데. 저 크로노의 교의 때문에 Z시리즈의 스케일이 지구권을 못벗어나고 있는데, 그래도 원작에서는 열심히 은하 단위로 놀던 작품이 있다. 마크로스 시리즈라던가, 톱을노려라 시리즈라던가. 그럼 저 작품들의 세계관에서는 결국 크로노의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단 말인데(인류가 우주로 진출했으니), 이 부분은 어떻게 커버할 생각인걸까. 그냥 쉽고 편하게 '아 그 세계에선 크로노가 없었음 ㅋ'이라고 처리하고 넘어갈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