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드래곤볼을 여태껏 한번도 제대로 본적이 없긴 한데, 이번 신작이 잘 나왔다고 소문이 자자한데다가 4DX까지 지원한다고 해서, 호기심에 보고 왔다. 그래도 여기저기서 줏어들은것으로 적어도 오타쿠 커먼 센스(...) 만큼은 알고 있었는데, 딱 그 정도로도 보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 도입부가 좀 길다는 인상이었다. 브로리 과거담은 이번 극장판 스토리에서 필요하다고 쳐도, 행성 베지터의 멸망 및 오공의 탈출까지는 보여 줄 필요가 있었나? 싶다. 그래도 오공이 탑승한 캡슐이 지구로 도착하는걸 보고, 여기서 드래곤볼 초대 TV판 오프닝 곡 깔리면서 내용 요약 영상 나오면 연출 멋지겠군- 싶었는데, 정말로 CHA-LA HEAD-CHA-LA가 BGM으로 깔리더라(!). 근데 과거 내용 요약은 그냥 쓱 지나가고 바로 현재 시점으로 바뀌더군. 더 길게 하기엔 쓸데없이 너무 거창해져서 그런가-_-;;;
- 사실 내용은 진짜 별거 없다. 그냥 '브로리랑 손오공+베지터가 한번 싸웠다.'로 모든게 요약이 되는 수준. 조금 만 더 살을 붙여서 비유를 해 보자면, "한정 가챠로 브로리를 뽑은 프리저가, 손오공&베지터 챌린지 던전에서 성능 테스트를 해 봄"쯤 될려나(...)
- 다만 중요한건, 저 한번 싸워보는게 정말 퀄리티가 무지막지하다는 점. 요즘 시대에 이런 고전적인 육탄전 및 기력전(근육, 주먹질, 순간이동, 에너지파)을 보는것도 쉽지 않은데, 과거의 감성을 살리면서(특히 외곽선 두께가 고르지 않은 것), 화면이 휙휙 바뀌는 화려한 속도감에, 체감형 4DX 효과까지(흔들리고 바람나오고 벽 번쩍이고 등등) 들어가버리니... 어후.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 또한 연출에서 인상적이었던건, 고전적 느낌으로 열심히 2D 애니메이션 전투신을 그리다가, (최근 신극장판에서 추가되었을) 파란 머리의 초사이어인으로 변신한 후에는 캐릭터와 배경, 이펙트가 전부 3D(!)로 바뀌어버린것이었다. 와 이런 방법으로 과거 2D의 감성과, 현대 3D의 기술력을 동시에 다 보여주는구나- 라고 정말 감탄했다.
- 퓨전 및 오지터 등장은 그냥 '역시 저게 최후 필살기인가- 근데 왜 처음 하는것처럼 내용이 나오지?' 싶었는데, 알고보니 저게 원래는 구 극장판 오리지널 요소였다고 하더라고. 과거 팬들이 봤으면 정말 좋은 의미로 뒤집어졌을 장면이었네... 모르고 보니 이런점이 아쉽게 된다.
- 프리저는 이제 와서는 악역이 아니라 완전 반 개그캐 레귤러군- 싶었는데, 크리링 폭사로 인한 손오공 각성을 떠올리고 냅다 브로리 아버지를 죽여버리는걸(...) 보니 딱히 그렇치만도 않은것 같다. 근데 그런것 치고는 이번 작에서 프리저 취급이 좀 개그긴 했지. 소원으로 키 5cm부터 시작해서, 폭주한 브로리에게 타겟 전환 당해서 약 1시간동안(...) 후두려 맞기만도 하고.
- 그러고보니 브로리 아버지도 나름 중요인물로 나왔는데, 프리저에게 살해당한 뒤로는 작중에서 전혀 언급이 안된다-_-;; 뭐 '자식을 전투 머신으로만 키웠다'라는 내용까지 나왔으니, 억울하게 사망하는걸로 그 대가를 치뤘다- 라고 해석 할수도 있지만... 그래도 작중에서 아무도 언급을 안하는건 좀 신경 쓰이긴 하네;;
- 브로리를 도와주던 캐릭 두명. 여캐쪽이 CV 미즈키 나나인건 대사 세마디 듣고 바로 알아챘는데, 나머지 하나가 스키타 토모카즈인거는 다 끝나고 스탭롤 보면서야 알게 되었다. 그 목소리가 진짜로? 어딜 봐서? 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