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kémon LEGENDS 아르세우스, 플레이 감상 (2)
플레이 타임 약 7시간 20분. 드레디어 보스 잡으러 가야 하는 길이다. 근데 뭔가 게임이 좀... 썩 마음에 들지가 않네.
게임이 포획 및 수집에만 포인트가 들어가있고, 육성은 거의 중시되지 않는다. 야생에 나오는 포켓몬 레벨이 충분히 높고, 포획도 적극 권장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나의 파티 멤버는 이거!' 라고 딱 정해놓고 그걸 키우는게 의미가 없어진다. 야생에서 레벨 높은거 더 강한거 잡을때마다 그때그때 파티멤버를 바꿔야 하는데? '내 포켓몬'이란걸 정해놓고 거기에 애정이 들어갈수가 없다.
특히 육성이 의미가 없어지는건 이상한 레벨 디자인도 한몫 한다. 길 헤매다가 어디 언덕 위로 탈것 점프해서 올라갔는데, 눈 앞에서 돌아다니던 귀뚤톡크 한마리 볼 던져서 잡았더니 레벨이 43이다. 응? 내 멤버랍시고 가지고 있는 애들 평균 레벨이 이제 25~30 수준인데? 이게 맞아?
게다가 평균 20~25 정도 나오는 필드에서 눈 뻘건 보스 몬스터들이 돌아다니는데, 전투해보면 레벨이 40 50 그러고 있다. 이게 맞아? 때려잡아서 레벨 노가다 하라는 의도야? 포획해서 멤버로 쓰라는 의도야?? 포획이 되는거면 기존에 잡은 몬스터들 육성하는게 의미가 있나? 물론 그리 쉽게 잡히진 않긴 하다만. 55짜리 돈크로우 만났는데 결국 못잡고 파티 전멸했다.
레벨 디자인이 이따구다보니깐 내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건지를 모르겠다. 파티 멤버 6명 계속 데리고 다니며 키우는게 맞는건지도 모르겠다. 때문에 게임에 몰입이 안되고 있다.
배틀 시스템도 영 적응이 안된다. 공격 순서가 가변적이라는 말은 결국 '양쪽의 행동 한번'으로 정의되던 기존의 턴 개념이 없어졌다는 의미였다. 한 턴엔 한명의 공격만이 가능하다. 내 차례엔 항상 내 행동이 먼저 들어가긴 하는데, 이후에 상대 행동이 한번 나올수도 있고 두번 나올수도 있고?
필드에서의 몬스터 포획도 어째 점점 마음에 안드는게... 감지 범위가 너무 넓다. 록온 사거리 들어가기 전에 이미 필드몹들이 날 쳐다보고 어그로 끌려서 번쩍번쩍 거린다. 이러면 이전 작품들과 다를게 없어진다. 배틀 후 포획 밖에 방법이 없다. 아이템 이것저것 쓰면 필드 포획도 쉽게 된다곤 하던데... 난 딱히 포켓몬 하면서 액션 게임을 하고 싶진 않은데.
아무튼. 첫 인상은 '의외로 익숙한 요소가 많다'였는데, 하면 할수록 '적응 안되고 이질적이다'라는 느낌이 많아지고 있다. 발매 이전 예상이 맞아 들어가는 느낌이다. 일단 끝까지 하긴 할테지만... 이 감상이 계속된다면, 그리고 앞으로 포켓몬 신작은 항상 이런 스타일로 나오게 된다면, 따라서 과거의 게임 스타일이 부정당한다면, 상당히 슬플것 같다...
추가. 눈 뻘건 뿔카노를 멀리서 발견하고, 몬스터볼보다 멀리 날라가는 페더볼 두세방 던져보니 잡혔다. 그리고 레벨이 45다. ...진짜 이게 맞는거야?? 육성 필요없고 필드 액션 컨트롤로 레벨 높은몹 그때그때 잡아서 쓰라는거야??
추가2. 우두머리 하마돈도 잡았다. 레벨 46. 그리고 얘네들이 지금 렙제가 안되서 말을 잘 안들어서 도감작을 좀 해야겠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도감작좀 빠르게 해볼까 살펴보니... 있는 애들로 특정 기술 쓰고, 또 야생몬들 특정 속성 기술로 때려 잡고. 뭔가 '포켓몬 이것저것 다양하게 써 봐라'라는 의도가 읽힌다. 그럼 이게 맞는건가? 육성 안하고 그때그때 야상에서 잡은 애들로 진행하는게?
추가3. 드레디어 처치 완료. 이거 히스이폼이라 풀/격투였구나. 비행을 데려왔어야 하네ㅋㅋㅋ 그래도 레벨 45 귀뚤토크로 쉽게 잡았다. ...근데 포켓몬 배틀이 문제가 아니라, 필드 액션 패턴 한번 눈에 들어오니깐 그냥 구르기 회피 - 탄 던지기 반복으로 배틀 더 안하고 그냥 끝내버렸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