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타

HUMANKIND, 플레이 감상

알카이드 2021. 8. 21. 15:08

 

 

어느정도 관심은 있던 게임이었는데 딱히 발매일 체크 같은건 하지 않고 있었고, 이 게임이 발매 되었다는걸 루리웹 메인에 뜬 공식 리뷰(-_-;;)를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슬슬 잘까라면서 PC 끌 준비 하던 새벽 4시의 일이었고, 그 심야 텐션으로 그냥 바로 질러서 플레이좀 하다 보니 어느새 오전 8시가 되었다. ...시간 먹는건 이 장르 게임의 공통점이구만 그래.

 

내가 처음 문명이라는 게임에 대해 들었을때 기대했던건 '역사적 내러티브'에 기반을 둔 게임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해본 문명5는 딱히 그런 게임이 아니었고, 단지 인류사를 소재로 한 보드게임 형태의 전략게임이었다. 기대했던 '역사적 내러티브' 게임은 훗날 접하게 된 역설사의 게임들을 통하여 만족이 되었다. 그리고 이 게임 휴먼카인드는 후자보다는 전자에 훨씬 더 가깝다. 애초에 각 시대별로 세력을 바꿔간다는 시점에서 역사적 내러티브는 엉망이 되어버린다. 근데 그게 이 게임의 가장 큰 개성점중 하나이니, 그런 방향성으로는 애초에 기대를 하면 안될것 같다.

 

아무리 동일 소재의 동일 장르의 게임이라지만, 문명과 너무 비슷한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 새 게임을 플레이 하는건데 크게 어색하지가 않다. 육각형 타일, 도시, 인구, 타일별 산출량, 식량 생산 골드 과학. 물론 차이점이 있긴 하다. 개척자를 소모해 도시를 짓는게 아니라 군사 유닛으로 전초기지를 먼저 세우고 그걸 도시로 업그레이드 해야 하고, 타일에 시민을 배치하는게 아닌 각 도시 지구가 인접 타일의 산출물을 활성화 하는 방식이고 등등. 그런데 그게 '다른 게임'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큰 차이일까 싶다. 솔직히 말하면 세번째의 문명5 파생작(첫번째는 비욘드 어스, 두번째는 문명6)을 하는 느낌이다.

 

때문에 이 게임을 충동구매하고도 나름 몇시간 재밌게 한것은, 이 게임 자체가 재밌어서라기 보다는, 문명5 기반의 게임을 재밌게 했으니 이 게임도 당연히 재밌을것이다, 라는 상황이 된다. 아니면 그냥 이걸 장르적 특징으로 치고 넘어가야 하나. 내가 지금 모든 대전격투게임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따지는 말을 하고 있는건가...

 

이 게임에 대한 평을 몇개 미리 봤었는데, 공통점으로 지적하는게 UI/UX의 부실함이었다. 근데 막상 해보니 딱히 그런것 같지는 않다... 나름 설명 잘 되어 있고 정리 잘 되어 있다. 어쨌든 문명의 플레이 경험이 있으니 그걸 바탕으로 어떻게든 된다. 오히려 문명6보다 더 친절하다는 느낌이다. 수치 위에 마우스 대면 툴팁으로 이 수치가 어디서 어떻게 +되고 또 -되는지 다 적혀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건, 전체적인 UI 디자인이 너무 현대적인 반투명 기반의 미니멀라이즈...라고 말하면 되나? 그런 느낌이라는 것이다. 이 디자인을 화면에 깔아두고 고대 시대 배경으로 플레이 하고 있으려니 참 어색하다.

 

아직 플레이 초반이라서 그럴수도 있지만, '영향력'이란 자원의 필요 소모처가 너무 많다. 땅 알박기 할 전초기지 만들때도 써야하고, 그걸 도시로 올릴때도 써야하고, 전초기지 몇개 도시에 붙일때도 써야하고, 정책 찍을때도 써야하고, 외교 관계 맺을때도 써야하고... 스텔라리스도 초반 확장 단계에서 영향력때문에 허덕이는데, 그 느낌을 다른 게임에서도 받을줄은 몰랐네. 이게 (근래의?) 4X 게임의 스타일인가.

 

전투는 인접한 전투 유닛들끼리 맵 상의 별도의 레이어에서 이뤄진다. 아무리 대규모 전투를 벌여도 전체 플레이 기준에서는 한 턴에 일어난 일이 되는데, 전쟁 한번에 몇십턴 쓰면 설정상 시간이 몇십 몇백년이 흐르는 문명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또한 별도 레이어의 전투도 기존의 문명의 전투 스타일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완전 다른 게임, 혹은 플레이 부담으로도 느껴지지 않는다. 에이지 오브 원더스 플래닛폴 사 놓고 초반 조금 하다 말았던 이유가 이 별도 전투 때문이었다. 필드 위 보드게임 하다가 전투 한번 들어가니 게임이 갑자기 엑스컴(-_-;;)이 되면서 뭔 20~30분을 싸우더라. 그 뒤로 게임 끄고 다시 안켰다(...)

 

다만 유닛 박치기 한번이면 계산이 끝나던 문명보다는 시간이 그리고 손이 들어가는건 사실이기에, 자동 전투 기능도 있던데... 이건 그다지 쓸게 못될것 같다. 부대 구성 유닛 중 체력 적은건 뒤에 배치하고 큰건 앞에 배치해서 손실 없이 이길수 있을 전투였는데, 전투력 차이 크게 난다고 해서 오토 눌러놨더니 이기긴 하는데 체력 적은 유닛 다 손실되었더라-_-;;

 

게임의 전체적 플레이 감상은 이 쯤이면 될것 같고, 이번 플레이를 간단 정리해보면... 우선 시작은 바빌론으로. 과학력으로 스노우볼 굴려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고유 구역이 인접 농장 수에 따라 과학 증가라고? 이 게임도 인접 타령이냨ㅋㅋㅋ 전초기지를 지었다. 맵의 영토 구분이 자동으로 되어 있는건 특이한 요소군. 역설사 게임의 프로빈스 개념으로 보면 되나. 전초기지 합병은 뭘까. 아하 도시에 소속된 프로빈스를 추가하는 느낌이군. 영향력과 안정도를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무작정 붙이진 못하겠구나.

 

다음 시대는 페르시아. 도시 상한 및 고유 구역의 영향력 보고 골랐다. 그리고 슬슬 병력도 좀 뽑아봐야 하는 시점에서 옆의 훈과 결국 전쟁이 났다. 불멸자를 열심히 뽑아대서 겨우 막았다. 의도한건 아니었는데 고유유닛이 상성 관계(창병->기병)이어서 다행이었다. 그나저나 이 게임도 문명처럼 유닛 뽑아도 전장까지 이동 시키는게 한세월이구나...

 

다음은 아즈텍. 병력 생산 비용 및 이동력 증가 보고 골랐다. 사실 내정 게임을 하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전쟁 문화만 연속으로 고르고 있네. 훈족 전쟁도 이겨서 땅을 크게 뻇었고 - 아참 그러고보니 전쟁 시스템 얘기를 안했네. 전쟁 의지력(용어가 이게 아니긴 했을텐데 아무튼)이 먼저 0으로 깎이면 진다. 워스코어보다는 스텔라리스의 그것과 더 유사한 느낌인데, 상황에 따라 반대로 회복 될수도 있던가? 이건 또 차이점이군. 그리고 젼후 협상의 포인트는 뭘 기준으로 책정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아무튼 땅을 크게 늘렸고, 일단 이걸 바탕으로 다시 내정 올인 플레이를 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일단 끄고 잤다. 일단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