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스타, 스토리 20장, 감상의 감상
- 조금 시끌시끌하다 말겠지 싶었는데, 내용 들어보고 돌아가는 상황 보니 그렇게 쉽게 끝날것 같지가 않다-_-;; 스토리를 직접 보는건 몇달 뒤 내용 좀 쌓이고 얼추 해결이 난 뒤에 몰아 보는게 나을것 같아서 대기중인데, 이미 내용 이리저리 줏어들은게 많아서... 그 감상들에 대한 감상(-_-;;)을 적어 본다.
- 흥미로운 스토리인건 맞다. 내 기준에서는 재밌게 볼수 있는 스토리도 맞다. 맞는데... 그 흥미롭다, 재밌다의 기준이 통칭 '막장계 애니'에 나왔을때, 라는 것이다. 그런 계열 애니의 2쿨 기준 딱 15~18화쯤에 나올법한 스토리이다. 근데 그걸 기존의 스토리와 설정과 팬덤이 있는,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아이돌물에, 그것도 러브라이브에, 저질러버렸으니 당연히 난리가 나지 미친놈들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미 스토리는 완결까지 다 만들어져있을것이다. 그걸 한달에 하나씩 공개를 할 뿐이고. 나름 기승전결 다 꾸며서 수습까지도 해 놨겠지. 그게 억지 스토리인지 정말 초절정 개쩌는 스토리일지는 현재로선 알수 없지만(사실 지금까지의 덕질 경험 상 팬들이 바라는 방향으론 안갈꺼라고 예상한다), 그렇다고해서 20장 스토리로 인해 팬덤에 남은 상처는 결코 지워지지 않을것이다. 이 시점에서 이번 스쿠스타 2nd 시즌 스토리는 크게 실수, 아니 실패를 한 것이다. 최종 결과가 어떻든 간에.
- 한가지 의문이 드는건, 분명 1st 시즌은 나름 잘 쓴,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절절히 묻어나오는, 좋은 의미로 팬픽을 보는듯한 스토리였는데, 어쩌다가 2nd 시즌은 이렇게 되었는가? 이다. 시나리오 라이터가 바뀌진 않은것 같은데... 좋은 의미의 팬픽이 순식간에 나쁜 의미의 오피셜 스토리(-_-;;)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스토리를 위해 캐릭터를 움직이는 작법은, 이런 류의 장르에선 쓰면 안될텐데. 할꺼면 작품 최초 스토리 시점에서 하던가. 그러고보니 슼타 신규 유저는 바로 2nd 시즌 부터 스토리 볼수 있고 또 그걸 위해 플레이 난이도도 분리되었지. 정말로 이걸 '뉴 스탠다드'로 삼을 셈이었나? 근데 시점이 이러면 당연히 애니 연계라고 보여지는데, 애니로 이미 캐릭터 접한 사람들한테 무슨...
- 스쿠스타라는 게임 자체도 그렇고, 1st 시즌 스토리의 시오리코도 그랬고, '어차피 기존 팬들은 잘 따라올테니까 한번 질러보자!' 라는 느낌을 크게 받았다. 그리고 그게 매번 잘 통했었는데... 이번엔 좀 무리수를 심하게 두었다는 느낌이네.
- 데레마스를 데레애니로 입문을 한 입장에서는, 사실 애니가 왜 그리 기존 팬들에게 까이는지 잘 몰랐다. 그들이 불만을 갖는 부분, 인물들의 각종 갈등과 방황이, 나는 재밌었거든. 근데 이렇게 입장이 바뀌어 보니깐 이제야 이해가 간다. 나름 역지사지 하면서 살아가고 싶어도 실제로 겪어보기 전까지는 모르는구나.
- 현 사태의 첫째 문제는 주요 캐릭터들의 캐릭터성 변질(정확히는 이해가 되지 않는 언행들)이고, 둘째 문제는 한달에 하나씩 나오는 매우 느린 속도의 진행이라 팬덤이 참고 기다릴수가 없다는 점이다. 솔직히 이 둘은 해결이 안될거라고 본다. 반면 신캐릭터는 그다지 문제가 안된다고 생각한다. 보통 이런 류 작품에서 신캐릭 나오면서 기존 캐릭 깎아내리고 신캐릭을 띄워주는 내용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는데, 이번 슼타 20장은 딱히 신캐릭을 '띄워준다'라는 느낌이 안든다. 겉으로 보기엔 작중에서 와 대단해! 라고 띄워주고 있지만, 그 대단해가 작품 바깥의 시선으로 보면 부정적인 늬앙스로밖에 안느껴진다. 어떻게든 박살나고 개심해서 최후에는 기존 캐릭터들이 옳았어! 라는 전개가 되겠지.
- 근데 이번 20장 스토리가 난리나고, 장기적으로 스쿠스타 2nd 시즌 스토리가 통채로 엉망이 되어도... 이정도로 커져버린 프랜차이즈는 쉽게 망하지 않는다. 메인급 스토리 한두개 망했다고 고꾸라질꺼면 다른 유명 IP도 이미 몇개는 날라가있어야 한다. 슼타 내부에도 이벤트 스토리도 있고 키즈나 스토리도 있고, 나름 호평이었던 1st 시즌도 있었고, 게다가 TVA도 순항중이니깐. 하나가 마음에 안들면 없었던 셈 치고 다른거 보면 된다. 그정도로 럽라는, 그리고 니지동의 입지는 커져있다.